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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민
201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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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제 모습과 닮았다고만 생각했지 내 딸이 그런 상태인지 꿈에도 몰랐어요. 저를 닮아서 말수도 적고, 무뚝뚝하다고만 생각했었지 조용한ADHD일줄이야... 사실 ADHD라는 것 존재자체를 모르고 살았죠. 언제가 본 건강관련 TV프로그램을 보고나서 ADHD라는게 있고, 그 중에도 조용한ADHD라는 것이 부모도 심각치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아 발견되기 어렵다고 하더라구요.
조용하고, 혼자 있기 좋아하고, 공상하는 시간이 길고, 집중력이 없어 성적도 좋지 않다면 체크를 해보라길래, TV방송에서 말한 것처럼 자가진단을 하나하나씩 체크하다보니 내 딸도 조용한ADHD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았죠.
남편도 한국에 있는 시간보다 외국에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다보니 가뜩이나 아빠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도 미안해 죽겠는데 그런 증상도 하나하나 체크 못한 제 자신이 너무 밉고 힘들었어요.
그 때부터 주변사람이나 인터넷으로 ADHD에 대한 여러가지 사례나 치료 후기를 열심히 찾다보니 류한욱소아청소년정신과가 ADHD치료로 유명하다는 것 을 알게 되었죠. 그냥 단순히 어디가 다치거나 아파서 그걸 잘 고치는 병원을 알았다면 망설임 없이 갔을텐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아이인데 정신과 라는데를 데려가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그래서 아이가 학교 갔을 때, 혼자 상담을 받아보려고 병원을 찾았죠.
그런데 일반적인 병원과는 느낌이 달랐어요. 접수창구 있고 대기하는 로비 있고 그런 것은 같지만 느낌자체가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개인 카페 같은 느낌이랄까? 개인적인 느낌이었구요. 어쨌든 병원같지 않게 거부감같은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원장실에 상담하러 들어간 순간 원장님 뒤편으로 보이는 빽빽하게 채워져 있는 책들과 대조되게 초등학생 저학년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장난감과 놀이방에서 깔아두는 매트가 깔려있는게 인상적이었어요.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원장님과 상담하면서 느낀 점은 저 장난감을 이용해서 저학년 어린이들을 진단할 것 같다는거죠. 원장님 말씀하시는 것도 믿음이 갔고, 중학교로 진학하기 전에 반드시 고쳐야하는 것을 알았어요.
남편도 그렇고 저 같은 경우도 초등학생 때보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성적이 좋았던 편이라 내 딸도 그러려니 해서 초등학교 성적을 잘 못 받아와도 크게 걱정은 없었죠. 그런데 그 이유가 다 조용한ADHD때문이고, 꾸준히 시간을 가지고 치료하지 않으면 중학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에 가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시더라구요.
혼자 상담을 받고 온 후 다음날부터 바로 딸애와 함께 병원을 꾸준히 찾았어요. 이제 6~7개월 정도 정해진 시간마다 놀이치료, 상담치료에 약도 조금씩 먹이고 했더니 딸애가 너무너무 기쁜 소식을 들려주더라구요! 2학기에는 반에서 회장도 해보고싶다고... 순간 목이 살짝 메여서 제대로 대답도 못해줬네요. 엄마가 응원하겠고...
혹시라도 자녀분이 성격이 조용하고, 성적이 별로 안좋거나 하면 조용한ADHD일 수 있으니 상담부터 한 번 받아보세요. 꼭 좋아질 수 있습니다.
